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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스터 아웃사이더(Sister Outsider)**는 베이직페미의 인터뷰 사업으로, 기본소득을 지지하는 페미니스트와 기본소득이 필요한 여성들을 만납니다. 인터뷰이가 되어 여러분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신청은 베이직페미레터 하단의 피드백 링크에서 하실 수 있습니다.

에디터 안녕하세요. 독자님들께 간단한 소개 부탁드려요.

성경 올해 8살, 10살이 된 두 아이의 주양육자로 살아가면서 ‘부너미’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읽고 쓰는 활동과 함께 아동·청소년·양육자를 대상으로 성평등교육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에디터 ‘곁을 바꾸는 페미니즘’을 지향하는 부너미의 탄생과 활동에 대해서도 소개 부탁드립니다.

성경 저는 성격이 급해요. 법과 제도가 바뀌는 것도 중요하지만 제 일상, 그러니까 ‘곁’이 바뀌는 게 더 시급했습니다. 가정 내 성차별적인 관습, 태도, 말과 행동의 변화를 기대하면서 당연함에 질문을 던져왔습니다. 2017년부터 책 읽기, 글쓰기, 걷기 등의 프로젝트를 진행했고, 『페미니스트도 결혼하나요?』, 『당신의 섹스는 평등한가요?』 두 권의 책을 직접 기획하여 출간했습니다. 최근에는 엄마들의 삶을 말할 수 있는 영화를 선정해 함께 보고, 글을 쓰면서 세 번째 책 출간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부너미의 책 『페미니스트도 결혼하나요?』와 『당신의 섹스는 평등한가요?』. ⓒ부너미

부너미의 책 『페미니스트도 결혼하나요?』와 『당신의 섹스는 평등한가요?』. ⓒ부너미

에디터 세 번째 책이라니, 정말 멋지네요. 부너미 활동을 하시면서 가장 즐거운 순간은 언제인가요?

성경 가정 내 성차별을 인식하고 무언가 잘못되었다고 느끼는 기혼 여성들은 무척 외롭습니다. 가까운 가족, 친구들에게 공감 받기보다는 피곤한 아내, 이기적인 엄마, 버릇없는 며느리라고 손가락질 받기가 더 쉽죠. 가부장제의 문제점을 발견하고 개선해가려는 의지가 있어도 혼자는 쉽지 않잖아요. 부너미 모임에 참여하면 비슷한 문제의식을 나누고, 울고, 웃고, 분노하고, 위로받을 수 있습니다. 질문을 품고 온 누군가가 단단하고 유연하게 자신에게 잘 맞는 나름의 전략을 찾아가는 과정을 볼 때 기뻐요.

에디터 그렇군요. 결혼 연령이 높아지기도 했고, 또 다른 세대 간 대화라는 게 어렵기도 해서 그런지 미혼 여성들과 기혼 여성들이 고민을 제대로 나눌 수 있는 기회가 별로 많지 않았던 것 같아요. 사회적으로는 ‘엄마’가 되는 순간 전형적이고 평면적인 인물로 그리는 것 같고요. 요즘 기혼 여성들은 어떤 고민을 안고 사나요?

성경 말씀하신 대로 ‘엄마’라고 해서 전형적이지 않아요. 하는 일, 사는 곳, 나이, 자녀 연령, 자녀 수에 따라 고민이 다르고, 내 집이 있는지, 돌봄 가사 조력자가 있는지에 따라서도 고민이 다르죠. 무엇보다 개인이 추구하는 삶의 가치, 취향, 꿈에 따라서도 다르고요. 그래서 요즘 기혼 여성들이 어떤 고민을 하는지 답하기는 어려울 것 같아요.

기혼 여성일지라도 결혼을 하지 않았던 시절이 분명 있으니까 미혼 여성들과 공통점이 훨씬 더 많다고 생각하거든요. ‘엄마’니까 너무 다른 존재로 바라보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엄마들의 고민도 상황에 따라 비슷하거든요. 집이 없으면 내 집 마련이 고민, 일이 많으면 일과 생활의 균형이 고민, 아이 연령이 어려서 내 일의 비중 중 육아·돌봄이 가장 크다면 애 먹이고 놀아 줄 고민, 사춘기 자녀를 둔 엄마들은 또 다른 고민을 하더라고요. 저는 요즘 제 건강이 가장 큰 고민입니다. (웃음)